by K-Bridge 내 손끝에 총의 방아쇠가 걸려 있다면 우리는 종종 이런 상상을 해 보기도 합니다. 너...
내 손끝에 총의 방아쇠가 걸려 있다면 우리는 종종 이런 상상을 해 보기도 합니다. 너무나도 억울해서 분노로 가득했을 때, 방아쇠를 당기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분노의 방아쇠, 울분의 방아쇠, 죽이고 싶은 마음의 방아쇠—그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은 순간의 충동일까요, 아니면 오래 축적된 상처의 귀결일까요?
트리거는 이러한 인간의 근본적인 마음에 질문을 던집니다. 나의 의로움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은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까? 혹은 그 정당성의 이름으로 우리는 또 다른 파괴를 허용하는 건 아닐까요?
작품정보
- 제목: 트리거 (Trigger)
- 극본: 권오승
- 출연: 김남길, 김영광 외
- 공개: 2025년 7월 25일
- 방송 채널: 넷플릭스
- 장르: 액션, 범죄
- 러닝타임: 10부작 총 468분 (약 7시간 48분)
등장 인물
시놉시스
총기가 허락되지 않는 대한민국 도시 곳곳에서 총성이 울립니다.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경찰은 범인을 찾기 위해 전담팀을 꾸립니다. 경찰이 알게 된 것은 방아쇠를 당긴 이들은 누군가에게 총을 택배로 전달 받았다는 것이고, 누군가 방아쇠를 당기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트리거 시리즈는 인간의 무력감과 분노가 교차하는 경계에서, ‘누가 쐈는가’를 넘어 ‘왜 쏘게 되었는가’를 되 묻습니다.
관람 포인트
트리거의 진짜 매력은 한두 주인공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의 갈등이 얽히며 만들어내는 긴장에 있습니다. 김남길의 캐릭터가 과거의 상처와 책임 사이에서 흔들린다면, 김영광은 더 직접적이고 충동적인 선택 앞에서 거리낌 없이 행동합니다.
주변 인물들도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어떤 이는 법과 제도의 이름으로 사건을 합리화하려 하고, 또 다른 이는 “더 늦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고 재촉합니다. 희생자 가족은 울분을 토하며 ‘누군가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외치고, 수사팀은 사건을 해결하려 하면서도 방아쇠를 당긴 마음의 무게에 휘둘립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위치의 사람들이 내리는 판단과 말 한마디가, 결국 누군가의 손끝을 트리거 위로 데려다 놓습니다.
시리즈는 매 화마다 다른 갈등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억울함에 무너진 피해자의 선택, 정의와 불법 사이에서 흔들리는 집단, 순간의 충동을 막아내려는 동료의 손길까지. 이야기는 단순히 누가 방아쇠를 당겼는지를 넘어서 사람들이 분노를 어떻게 다루고, 그 끝에서 무엇을 잃고 얻는가를 보여줍니다.
트리거는 분노의 발사와 멈춤, 두 가지 선택의 여파를 끝까지 비교하며 관객에게 묻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을 택했겠는가?”
개인적인 생각
이 시리즈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글을 시작하며 던졌던 질문이었습니다. “내가 너무 억울하고 분노로 가득할 때, 누군가 총을 내 손에 쥐여 준다면 나는 방아쇠를 당길까?” 사실 이 질문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 마음 한쪽에 품고 있는 두려운 현실 같았습니다.
트리거가 보여주는 건 단순한 총격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참지 못해 손가락을 움직였고, 또 누군가는 끝까지 버텼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늘 같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긴 사람은 순간의 해방을 얻는 듯했지만, 그 뒤에 남는 건 더 큰 허무와 상처였습니다.
반대로 멈춘 사람은 당장은 답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가능성을 열어 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대비가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삶에서도 분노를 터뜨릴 때는 시원하지만, 그 뒤에 남는 건 관계의 파편이잖아요.
그래서 이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내 의로움이 과연 정당성을 보장해 줄까?’라는 질문 말입니다. 분명 억울함은 정당한 감정입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풀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 또 다른 상처를 만든다면, 그건 결국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 됩니다. 트리거는 그 사실을, 말이 아니라 장면과 표정으로 조용히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며 이렇게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방아쇠는 내 손끝에 있지만, 그 무게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내가 내린 선택은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깊이 흔적을 남깁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방아쇠를 당길 용기가 아니라, 그 순간 내 손을 붙잡아 줄 다른 방법을 찾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트리거는 바로 그 지점을 잊지 말라고, 우리 모두에게 조용히 일깨워 준 작품입니다.
#트리거 #넷플릭스시리즈 #김남길 #김영광 #권오승극본
#액션드라마 #범죄스릴러 #방아쇠의무게 #분노와정의
#넷플릭스추천 #한국드라마 #K드라마리뷰 #사회적질문 #KBridge
COMMENTS